[임성만의 산삼? 약삼!] 4. 인삼은 왜 그늘에서 자랄까?

칼럼 > 2020-07-11 09:37:47

약삼연구가 임성만 

인삼은 오갈피나무과 인삼속(Panax)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류 식물이다. 인삼 중에서 세계 최고 품질로 치는 것이 바로 한국산 인삼이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인삼을 흔히 '고려인삼(Korean Ginseng)'이라고 부른다. 고려인삼은 한국의 오랜 전통과 문화, 역사가 담긴 대표적인 특산품으로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세계 속에 한국을 알리는 국가 브랜드의 의미가 크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인삼은 중국의 전칠삼, 일본의 죽절삼, 미국 및 캐나다 등의 서양삼과는 종이 다르다. 인삼 중에서는 한국에서 생산되는 인삼이 가장 약효가 좋다고 평가된다. 생육에 가장 알맞은 기후와 토질을 가진 한국에서 자란 인삼이 품질은 물론이고, 사포닌(Saponin) 함량도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 하면 인삼이요, '인삼' 하면 한국인 것이다.

 

인삼은 재배하기가 까다로운 작물에 속한다. 자연적인 조건이 딱 알맞아야 잘 자란다. 인삼은 일반작물과는 다른 음지성 식물로 뜨거운 햇볕을 싫어하고, 서늘하고 건조한 기후를 좋아한다.

 

인삼의 고유명칭은 '심'이다. 지금도 산삼을 캐는 심마니들이 산삼을 보면 "심봤다"라고 외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그러나 숙련된 심마니라고 해도 산삼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산삼의 수요 증가로 인한 과다한 채굴로 점차 소진되어 감에 따라 그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인삼재배가 발달하게 된 것이다. 다행히 오늘날에는 산에서 자생하는 산삼의 생태를 파악해 인위적으로 재배할 수 있게 됐다. 처음에는 산삼의 종자나 유묘(幼苗)를 산에 재배하는 이른바 산양삼 재배법에서부터 오늘날의 해가림 시설을 이용한 재배법으로 발달했다.

 

인삼은 특이한 생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재배 방법도 매우 까다롭다. 특히 인삼은 땅을 아주 많이 가린다. 인삼은 지나친 수분을 싫어하기 때문에 인삼밭의 흙은 수분을 너무 오래 머금으면 안 된다. 인삼 농사에서 토양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는 될 것이다. 그래서 인삼밭으로 쓰일 땅에는 식물성 천연 유기물을 충분히 공급해 토질을 인삼 생육에 최적화해야 한다. 산삼이 그늘에서 잘 자란다는 것을 알고 오늘날에는 5,000Lux 이하의 해가림 시설에서 재배한다. 이렇게 그늘을 좋아하는 인삼은 일반 식물보다 광합성 능력이 매우 낮아 뿌리의 성장 속도가 매우 더딘 편이다.

 

묘포(苗圃·묘삼을 키우는 밭)에서 1년간 자란 묘삼은 본포(本圃·인삼을 키우는 밭)에 이식돼 5년간 더 생육해야 비로소 6년근 인삼이 된다. 6년 동안 재배한 인삼의 뿌리 무게는 약 90g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만큼 뛰어난 약성을 가지고 있다.

박은주 기자 / silver519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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