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때로는 용꿈을 꾸고 싶다'-박승규 교수 용 시리즈(1)

칼럼 > 2024-01-08 15:52:00

 

▲ 세종파라미 박승규 논설위원      

  대전대학교 디지털신기술융합학부 교수

상상의 동물 용. 봉황·기린·거북과 함께 사령(四靈)의 하나다. 물속에서 살며 때론 하늘에 오르고, 비·바람·번개·구름을 일으킨다. 가뭄을 막고 풍농과 풍어를 도와준다. 용의 순수한 우리말 ‘미르’는 물(水)의 옛말 ‘믈’과 상통한다. 용의 기원은 중국 양쯔강 유역에 생존했던 악어 혹은 왕도마뱀에 가까운 동물로 추측된다. 


고대 중국은 지금과 달리 코끼리나 코뿔소같이 다양한 동물이 살았던 환경이었다. 갑골문 때부터 용의 상형 문자가 등장한다. 용의 머리는 낙타 같고 뿔은 사슴, 눈은 토끼, 목덜미는 뱀, 배는 이무기, 비늘은 잉어, 발톱은 매, 발바닥은 호랑이, 귀는 소’와 같은 모습으로 묘사한다. 9가지 동물 특징을 결합해 강력한 존재가 됐다. 


용의 유일한 급소는 역린. 목에 거꾸로 난 된 비늘이다. 이를 건드리면 용(군주)이 분노한다. 육십갑자 12지를 이루는 띠 동물이지만, 유일하게 용만 실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이런 동물을 만들어 냈을까? 생물학적으로 실존하는 동물보다 우위에 있는 최상의 존재를 상정한 것. 이런 까닭에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는 왕권과 불교를 상징하는 동물로 여겨왔다. 

 

▲ 용오름현상 


용의 모습은 궁궐이나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동북아 창세 신화 속 군신 치우와 맞붙은 황제는 용의 힘을 빌려 치우를 패퇴시켰다. 황제의 얼굴을 용안, 앉는 자리는 용상, 황제의 옷(용포)에 용을 수놓은 것은 지배자를 용과 동일시했기 때문이다. 명나라 때 황제를 표시하는 용은 발톱이 5개(오조룡), 왕이나 황태자는 4개로 정했다. 



 


기자 / @

기사 댓글 0기사 댓글 펴기

작성자 비밀번호 스팸방지 문자입력 captcha img 등록